일본어와 일본

좋은 말인데 쓰면 욕먹는 신기한 일본어

탁이 2017. 9. 1. 10:21

일본에서 일하다 보면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일종의 리에죵(중간자)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런 일을 할 때면, 가끔씩 언어 차에서 오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좋은 말인데도 쓰면 욕먹는 신기한 일본어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 신기한 일본어는 바로 여러분도 잘 아시는 감사의 표현인 "아리가또(有り難う)" 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출장온 분이, 일본에 와서 회의를 끝내고 거래처의 일본인과 악수를 하며 이렇게 얘길합니다. 
 

아리가또


그러면 저의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러 내립니다. 
아리가또=땡큐 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은 자~알 압니다만, 아리가또라고 말하는 건 우리 말로 "고마워" 라고 짧게 얘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 큰 성인이, 더더욱 처음 보는 사이라면 절대 쓸 말은 아니겠죠. 


이럴때는 정중한 의미의 "고자이마스"를 붙여서, 아리가토우 고자이마스 (有り難うございます) 를 씁니다. 도우모, 칸샤시마스, 쿄오슈쿠데 고자이마스 등 정중한 감사의 표현은 많이 있습니다만, 우선은 "아리가토우 고자이마스" 하나만이라도 잘 익혀두면 좋을 듯 합니다.


차라리 "감사합니다" 
 


일본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알려진 노하우 중에 하나는, 의외로 "일본어를 배우지(이야기하지) 말자"라는 것입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워낙 자기만의 문화를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섣불리 그들을 흉내내지 말자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할 때 고개숙여 하는 인사는 절대 일본인이 아니면 마스터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헐리우드의 유명한 배우가 선전차 일본에 와서 무대에 올라 "아리가또"를 외칩니다. 하지만 그의 이미지와 그 말이, 그렇게 어울리지 않아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그럴땐 차라리 "감사합니다" 혹은 땡큐라고 말하는 게 났습니다. 물론 일본에서 일을 하거나 일본인과 밀접하고 빈번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면 정확한 일본어를 구사할 필요가 있겠지요. 



표정과 몸짓언어로도 오케이 


한국에서 장모님이 일본에 놀러 오셨을 때의 일인데, 슈퍼에 장을 보러 가신 장모님이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치시고, 계산대의 일본인에게 눈을 마추시고 살짝 고개를 숙이시며 한국말로 "고마워요"라고 하니, 계산대의 일본사람이 이해했다는 듯이 일본어로 "천만에요"라고 하더군요. 몇년간 살면서 일본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 노력한 저로서는 저는 그 장면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물론 계산대의 일본인이 한국어를 조금 알고 있을수도 있지만, 그 후로도 사위가 없을 때, 장모님은 표정과 몸 만으로 간단한 소통을 해 나가셨습니다.  
 다시한번, 복잡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면 일본어를 배우거나 통역을 쓸 필요가 있지만, 그게 아니고 감사를 전하거나 하는 간단한 의사소통 때는, 리스크를 안고 잘 모르는 일본어를 쓰기 보다는, 차분하게 영어나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아리가또 라고 할 때는 고자이마스를 꼭 세트로 하는걸 결론으로 이번 포스트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